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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해 새로운 부양 조치를 발표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수백만 명에 봉쇄 조치가 내려지고, 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며 기업들이 공급망 차질로 고전하고 있고, 경제는 이미 흔들리고 있어 ECB에 얼마 남지 않은 정책 수단들을 동원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영란은행은 긴급 금리 인하를 통해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시장 패닉이 경제를 빠르게 침체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공포 완화에 나섰다.

이번 위기 대응은 지난 11월 취임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에게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소식통들은 앞서 로이터에 ECB가 이번 회의에서 은행들에게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새로운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도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은 확실하지는 않다.

시장은 1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금리가 이미 사상 최저치인 -0.5%이기 때문에 많은 정책결정자들은 추가 인하가 은행 마진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시장 기대를 거스르고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하에 동참하지 않으면 시장 혼란은 가중될 위험이 있어, 부양 패키지의 목적이 약화될 수 있다. 또 유로 가치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는데, 부진한 물가 성장을 감안하면 불편한 전망이다.

ECB는 한편 기업 차입 비용을 유지하고 국채 스프레드 압박을 완화하기위해 자산매입 강화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약체국 채권을 버리면서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됐다.

베렌버그의 플로리안 헨스 이코노미스트는 "어떠한 통화 조치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적 피해가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말했다.
 

◆ 지출, 지출, 지출
 

통화정책 부문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ECB의 은행감독부문이 이례적으로 금융권의 위기 대응을 돕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야하는 것은 각국 정부이며, ECB가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수단인 예산 재량권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 정상들에게 정부가 대응하지 않으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라가르드 총재의 견해를 공유한다. 이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간절히 돕고자 하지만, 이미 근 10년 간의 경기 부양으로 가장 강력한 수단들은 이미 소진한 상태다.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고, 국채 등을 2조6000억 유로어치 매입했다. 또 수년간 은행들에 사실상 무료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ECB는 금리가 너무 낮아 이미 금리 추가 인하가 득보다 실이 많은 이른바 리버설 레이트에 근접했다. 낮은 금리는 또 주택시장에 버블을 초래할 수 있어 일부 정책결정자들은 미래 위기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클레이스는 "결단력 있는 ECB 총재라면 시장 기대 이상의 조치로 시장을 놀라게 해야 한다는 시장의 인식은 더 적용될 수 없다. 우선 가능한 것이 몇 년 전보다 한계에 가까워졌고, 현재의 위기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ECB가 현시점에서 금리를 더 낮추는 것에 저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가 급락도 ECB의 머리를 더욱더 무겁게 한다. 유가 하락은 성장을 부양하고 소비자 구매력을 확대시킬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더 급격하게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올봄 인플레이션이 제로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한편 ECB는 12일 새 경제 전망도 발표한다. 그러나 전망 기준일이 약 3주 전으로 유가 급락과 시장 혼란이 악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별 가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